## 🌿 봄이면 마당 끝자락에서
어릴 적 봄이 오면, 엄마는 동네 아주머니들과 함께 마당 끝자락으로 나가셨다.
장독대 옆, 아직 덜 녹은 땅을 헤집으며 **쑥을 캐셨다.**
"어머, 이건 연쑥이네. 향이 진해."
그 쑥을 캐다가 한 줌 쥐어주며 웃던 엄마의 손엔
**흙과 봄기운과 사랑이 함께 묻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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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쑥버무리는 그렇게 시작됐다
쑥을 다듬고, 깨끗이 씻어 놓으면
찹쌀가루를 꺼내시는 엄마.
큰 대야에 쑥과 가루, 소금과 콩을 넣고
**버무리고, 또 버무리고.**
"떡이 아니라 버무리니까, 손맛으로 해야 해."
엄마의 손은 정말 떡보다 부드러웠다.
손가락 끝에 쑥의 향이 머물고,
찹쌀가루 사이사이엔 **봄날의 따뜻한 공기**가 섞여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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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표 쑥버무리 레시피
### 재료 (4인 기준)
| 재료 | 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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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쑥 | 2컵 |
| 찹쌀가루 | 3컵 |
| 삶은 검은콩 | 1컵 |
| 소금 | 1작은술 |
| 설탕 (선택) | 약간 |
| 깨소금 | 2큰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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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드는 법
1. **쑥 준비**
- 쑥은 연한 부분만 골라 깨끗이 씻고,
물기를 완전히 제거합니다.
2. **쌀가루 준비**
- 시판 찹쌀가루를 사용해도 좋고,
직접 맷돌에 갈아도 깊은 맛이 납니다.
3. **버무리기**
- 찹쌀가루에 소금을 섞고,
쑥과 삶은 콩, 깨소금을 넣고 손으로 버무립니다.
- 약간의 물을 뿌려가며 촉촉하게 만듭니다.
4. **찜기에 찌기**
- 베 보자기나 면포를 깐 찜기에
버무린 쑥떡을 고르게 펴 담습니다.
- 김 오른 찜통에 넣고 20~25분간 쪄줍니다.
5. **식히기 & 먹기**
- 찐 후엔 뚜껑을 열고 식혀야 떡이 들러붙지 않아요.
- 따끈할 때 먹으면 **쑥향이 코끝까지 살아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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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쑥버무리, 그리움의 맛
쑥버무리는 달지 않다.
아니, 단맛 대신 **엄마의 손맛이 배어 있다.**
입안에 들어가면, 쫀득함보다
**쑥의 향과 콩의 고소함, 찹쌀의 담백함이 어우러져**
마치 고요한 봄 들판을 걷는 기분이 든다.
그걸 입에 넣으며 나는 늘 생각했다.
"이건 누가 나 대신 차려주는 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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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내가 만드는 쑥버무리
이제는 엄마가 되어,
내 아이에게도 **이 맛을 전해주고 싶다.**
봄날 아침, 시장에서 쑥을 사고,
찹쌀가루를 준비하며
엄마의 손길을 흉내 낸다.
“이건 쑥버무리야. 봄에만 먹는 귀한 떡이야.”
그 말을 하며
나도 모르게 **엄마의 말투와 표정을 따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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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무리하며
**찹쌀가루 한 줌, 쑥 한 줌, 그 속에 담긴 세월과 사랑.**
쑥버무리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그건 **계절을 기억하게 하는 떡**이며,
**엄마의 온도를 입에 넣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