찹쌀가루 한 줌에 봄을 버무리다 (엄마 손맛 담긴 쑥버무리 이야기)

728x90

 

## 🌿 봄이면 마당 끝자락에서

어릴 적 봄이 오면, 엄마는 동네 아주머니들과 함께 마당 끝자락으로 나가셨다.  
장독대 옆, 아직 덜 녹은 땅을 헤집으며 **쑥을 캐셨다.**

"어머, 이건 연쑥이네. 향이 진해."

그 쑥을 캐다가 한 줌 쥐어주며 웃던 엄마의 손엔  
**흙과 봄기운과 사랑이 함께 묻어 있었다.**

---

## 🍵 쑥버무리는 그렇게 시작됐다

쑥을 다듬고, 깨끗이 씻어 놓으면  
찹쌀가루를 꺼내시는 엄마.  
큰 대야에 쑥과 가루, 소금과 콩을 넣고  
**버무리고, 또 버무리고.**

"떡이 아니라 버무리니까, 손맛으로 해야 해."

엄마의 손은 정말 떡보다 부드러웠다.  
손가락 끝에 쑥의 향이 머물고,  
찹쌀가루 사이사이엔 **봄날의 따뜻한 공기**가 섞여 들어갔다.

---

## 🍚 엄마표 쑥버무리 레시피

### 재료 (4인 기준)
| 재료 | 양 |
|------|----|
| 생쑥 | 2컵 |
| 찹쌀가루 | 3컵 |
| 삶은 검은콩 | 1컵 |
| 소금 | 1작은술 |
| 설탕 (선택) | 약간 |
| 깨소금 | 2큰술 |

---

### 만드는 법
1. **쑥 준비**  
   - 쑥은 연한 부분만 골라 깨끗이 씻고,  
     물기를 완전히 제거합니다.

2. **쌀가루 준비**  
   - 시판 찹쌀가루를 사용해도 좋고,  
     직접 맷돌에 갈아도 깊은 맛이 납니다.

3. **버무리기**  
   - 찹쌀가루에 소금을 섞고,  
     쑥과 삶은 콩, 깨소금을 넣고 손으로 버무립니다.  
   - 약간의 물을 뿌려가며 촉촉하게 만듭니다.

4. **찜기에 찌기**  
   - 베 보자기나 면포를 깐 찜기에  
     버무린 쑥떡을 고르게 펴 담습니다.  
   - 김 오른 찜통에 넣고 20~25분간 쪄줍니다.

5. **식히기 & 먹기**  
   - 찐 후엔 뚜껑을 열고 식혀야 떡이 들러붙지 않아요.  
   - 따끈할 때 먹으면 **쑥향이 코끝까지 살아나요.**

---

## 💭 쑥버무리, 그리움의 맛

쑥버무리는 달지 않다.  
아니, 단맛 대신 **엄마의 손맛이 배어 있다.**

입안에 들어가면, 쫀득함보다  
**쑥의 향과 콩의 고소함, 찹쌀의 담백함이 어우러져**  
마치 고요한 봄 들판을 걷는 기분이 든다.

그걸 입에 넣으며 나는 늘 생각했다.  
"이건 누가 나 대신 차려주는 봄이야."

---

## 🕊️ 이젠 내가 만드는 쑥버무리

이제는 엄마가 되어,  
내 아이에게도 **이 맛을 전해주고 싶다.**

봄날 아침, 시장에서 쑥을 사고,  
찹쌀가루를 준비하며  
엄마의 손길을 흉내 낸다.

“이건 쑥버무리야. 봄에만 먹는 귀한 떡이야.”  
그 말을 하며  
나도 모르게 **엄마의 말투와 표정을 따라 하고 있다.**

---

## 🔚 마무리하며

**찹쌀가루 한 줌, 쑥 한 줌, 그 속에 담긴 세월과 사랑.**  
쑥버무리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그건 **계절을 기억하게 하는 떡**이며,  
**엄마의 온도를 입에 넣는 순간**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