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 입은 신사가 요릿집 문 밖에서 매를 맞는데 왜 맞을까 왜 맞을까 원인은 한 가지 돈이 없어
(중략)
돈 없으면 대폿집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지 한 푼 없는 건달이 요릿집에 무어냐 기생집이 무어냐
1943년 한복남의 데뷔곡 빈대떡 신사에 나오는 노래 한 구절이다.
해방 후 발행된 <자유신문>1948년 12월 16일자에서 유영륜은 '빈대떡'이란 글을 통해 '빈대떡이 없으면 내가 망하고, 내가 없으면 빈대떠이 망할 것이다.로 빈대떡을 애찬하고 있다.
지글지글 타닥타닥 비 오는 날 더 생각나는 기름진 철판에서 익어가는 빈대떡은 '빈자떡, 빈대병, 함흥식 지짐이, 평양식 지짐' 등으로 불렀으나 모든 이름의 통합은 '녹두 지짐'으로 귀일되었다.
만들기 쉽고, 맛이 있는 빈대떡은 난전에서 파는 음식이었고 선술집 대폿집의 대표음식이었으나, 빈대떡부터 부쳐넣는 기본 조리법인 신선로를 보면 왕가에서도 자주 먹는 음식이었나 보다.
녹두 빈대떡의 재료에는 무엇이 들어갈까?
먼저, 녹두가 주재료이다. 껍질이 벗겨져 포장된 녹두 400그램. 비계부분이 들어간 돼지고기 간 것 600그램. 데친 고사리, 숙주, 알배기 배추 한 포기(신김치 싫어하는 분들), 청,홍 청양고추 서너개(고추가루 보다 칼칼하고 맛이 깔끔), 찹쌀 가루 조금.
녹두는 물에 담가 하룻밤을 재운 후, 믹서기에 간다. 알배기 배추는 배춧잎 부분만 잘게 썰어 소금물에 절인다(하룻밤 정도), 돼지고기는 후추, 소금, 마늘 간 것, 올리브유를 넣어 재운다.
믹서기에 녹두부터 갈고, 양파, 당근을 갈아 큰 볼에 섞는다. 청, 홍 청양고추는 씨를 빼고 채썬다. 절인 배추를 씻어 녹두 간 볼에 섞는다. 거기에 고사리, 숙주를 섞는다.
녹두 빈대떡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반죽한 것을 바로 철판에 부쳐내야 한다. 왜냐하면 숙주나 다른 야채에서 바로 물이 나오면 갈아 놓은 녹두는 삭기 쉽고, 그러면 맛의 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덕션에 F2 정도 온도로 2~ 3분 정도 후 알맞게 익은 후 뒤집으면 고소하고 맛있는 녹두 빈대떡이 완성된다.
오늘의 행복은 녹두 빈대떡이 책임져 줄 겁니다.